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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처음 오기로 결정되었을 때 가장 날 슬프게 했던 건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술을 팔지 않는다는 사실..

물론 호텔 바나 호텔 식당 등에서 외국인 대상으로 술을 팔기는 하지만 말 그대로 호텔 이다. 호텔.

가난한 대학원생이 무슨 돈이 있겠나. 그나마도 비싼 돈 내고서라도 먹고 싶어서 장보러 갔다가 들렀었는데 여권 복사본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무알콜 맥주로 아쉬운 마음을 달랜적도 있었다.. (물론 앞의 블로깅을 보면 알겠지만 카타르는 일관성이라곤 없는 곳이다. 복사본을 받아줄 수도 있다.)


그러던 중 같은 연구소에 일하게 되어 나보다 한달 이후에 도착하게 된 형이 해피 아워가 있는 술집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줬다. (난 그동안 뭘 한 것인가..) 5~7시인지, 6~8시인지 확실치가 않아 확실한 6시에 바로 해피아워 어택! 실행에 옮겼다. 장소는 웨스트 베이에 있는 메리어트 호텔 2층에 위치한 Champions라는 스포츠 펍이다.


펍의 모습. 리버풀 대 카디프를 보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고 큼직큼직한 스크린도 많아서 어디에 앉아도 보기에 좋아 보인다. 나는 얄짤없이 브라질 월드컵때도 카타르에 있을 예정인데 여기 와서 보는것도 색다른 재미가 있을것 같다.


맥주 리스트. 나름 이것저것 많다.


맥주는 역시나 비싸다.. 그래도 우리나라엣 접하기 힘든 생맥주 종류들도 있고, 나는 먹어본적 없는 Kilkenny라는 흑맥주도 생맥으로 있고. 나름 괜찮다. 가격만 빼고는. 기본 한화로 12,000원 정도인데 물론 한국 호텔가격을 생각하면 싼 거지만 내가 평소에서 호텔에서 먹는 사람은 아니지 않나.. 하지만 우리에겐 바로 해! 피! 아! 워! 가 있었다.


해피아워는 5-7시였다.


해피 아워 시간은 5-7시로 *가 붙은 맥주들에 대해 QR 28 (한화 8500원 정도)의 정가 할인을 제공한다. 이정도면 강남역만 가도 받는 가격! 건조한 카타르 생활에 한줄기 비와 같은 챔피언스 맥주의 은총.. 같이 간 형과 나는 원래 가격이 젤 비싼 Kikenny를 시켰으나 기네스보다 별로인 흑맥. 기네스는 해피아워 안하고 저넘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
시간이 모자라 해피아워가 가기전에 칼스버그 한잔과 하이네켄 하나를 시켜 맛있게 먹고 첫번째 방문을 마무리 했다. 안주는 Fire wing을 먹었는데 같이 간 형 말로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털었다는 알 카이마 레스토랑의 양갈비 다음으로 맛있었던 게 이 Fire wing이라고 한다.. 핫소스에 버무러진 윙 맛있다.


이렇게 카타르에서의 내 첫번째 음주는 끝이 났으나, 가만히 침대에 누우면 그 청량감이 생각나고. 집 생각, 여자친구 생각, 친구들 생각 하다보니 술한잔 하고 싶고. 결국 저번주 불목(카타르는 일~목이 working day이다)에 혼자 챔피언스에서 맥주 4잔과 양념치킨 맛을 쏙 빼닮은 Dragon wing + cheesed potato fries 를 털고 꽐라가 되었다는.. (다같이 외쳐 be the 꽐라)


드래곤 윙과 하이네켄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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